터키 쿠데타에 대한 일부 반응 보니 을파소의 세상보기

뭔 독재자 에르도안을 축출하려는 정의의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어리석은 터키 국민들이 방해한 것으로 아는 반응이 보이는군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뭐가 어찌 되었던 간에 에르도안은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며, 쿠데타군은 그걸 부정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총질까지 하였죠. 그런데도 이런 쿠데타를 옹호할 구석이 있단 말입니까? 국민에게도 총을 쏘는 세력이 집권하면 얼마나 민주적이겠습니까?


어느 카페에선 누가 이렇게 쿠데타군의 발포도 정당방위인 마냥 얘기하더군요.


 
그리고 같은 사람이 쿠데타군이 린치 당하거나 채찍질 당한 것엔 이렇게 반응하고 말이죠.

물론 법치국가라면 쿠데타를 일으켰어도 사적 제재가 아니라 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옳죠. 그러나 쿠데타군의 발포는 쉴드치는 사람이 시민의 행동에는 엄격하다는 것은 분명 모순입니다. 오히려 일반 시민보다는 무장한 공권력인 군에 더 많은 책임이 요구되고, 게다가 그 공권력이 정당한 명령으로 움직인 것도 아니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 자체가 이미 법과 원칙을 벗어난 것인데, 그것도 모자라 국민에게 총을 쏜 것은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엄연히 쿠데타가 먼저 일어났지 시민들이 멀쩡한 군인을 습격한 게 아닙니다. 

그런데 시민이 쿠데타 일으킨 군인을 죽이는 건 배은망덕이지만 군인이 총을 쏜 건 정당방위라니 이게 뭔 논리입니까. 

이런 게 아니라도 독재를 끝낼 쿠데타를 멍청한 터키 국민이 막았다는 말이 많이 보이는데, 에르도안에게 문제가 있어도 쿠데타로 끝낼 수는 없습니다. 군사정권이 얼마나 민주적이겠습니까? 차라리 ㅇㅂ 쪽에서 나오는 소리면 이해하겠습니다. 동의는 안 하나 그래도 그들의 논리에는 일관적이거든요. 그래나 진보를 자처하는 자들이 쿠데타를 지지하고 터키 국민을 어리석다하는 건 심각한 자가당착입니다. 

터키 국민은 막을 걸 막은 겁니다. 그걸 어리석다 무시하는 자들은 지들이 똑똑한 줄 알지만, 그들이야 말로 어리석고 위험합니다. 한국에서 비슷한 논리로 쿠데타 일어나도 환영할지도 모르는 자들이니까요. 저들이 1930년대 독일에 살았으면 나치에 열광햇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건 착각일까요?

민주주의가 채찍질로 이루어지는 않지만 총질로 이루어 지지도 않습니다.


덧글

  • 무명병사 2016/07/17 16:45 #

    저런 분들은 5.16이나 12.12도 구국의 결단이라고 칭송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후세인이나 카다피 수준의 막장도 아니었잖습니까?
  • 을파소 2016/07/17 18:00 #

    딱 ㅇㅂ나 할 소리를 하고 있죠.
  • 지나가던과객 2016/07/17 17:08 # 삭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 자체군요.
  • 을파소 2016/07/17 18:00 #

    그냥 생각이 없는 거 같습니다.
  • ㅁㅇㄴㄹ 2016/07/17 17:51 # 삭제

    히틀러도 선거로 정당하게 당선됬으니 히틀러도 까면 안 됩니다!
  • 을파소 2016/07/17 18:02 #

    선거로 뽑았으면 까지도 말라고 한 적 없는데요? 그리고 에르도안이 다른 나라를 침공을 했습니까, 인종학살이나 장애인학살을 했습니까? 이번 쿠데타는 저항권의 범주로 볼 수 없는 사태인걸요.
  • 111 2016/07/17 18:24 # 삭제

    역시 쿠데타가 2번이나 성공한 나라 다운 기상
  • 을파소 2016/07/17 22:33 #

    그 쿠데타를 지지하는 사람이면 모르지만 반대할 사람이 이건 지지한다는 게 웃기죠.
  • Masan_Gull 2016/07/17 18:45 #

    국제관계문제에서만 봤을땐 세속주의가 정권을 차지하는게 비무슬림국가 입장에선 더유리한게 아니겠습니까. 저걸 정의라고 몰아가는거냐 좀 그렇습니다만, 일단 본능적으로 내렸을 결론이야 뭐 그럴수도 있겠거니 싶기도 하구요
  • 을파소 2016/07/17 22:33 #

    이해관계에 따른 판단이라면 모르겠는데 터키 국민은 어리석고 자긴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이 베인 소리니까요.
  • rumic71 2016/07/17 18:53 #

    전사모에서 올린 글인가...
  • 을파소 2016/07/17 22:33 #

    유감스럽게도 아닙니다.
  • ㅁㄴㅇㄹ 2016/07/17 19:15 # 삭제

    쿠테타가 무슨 애들 장난인 줄 아나
  • 을파소 2016/07/17 22:33 #

    그러게요.
  • 슈타인호프 2016/07/17 19:31 #

    반 에르도안파 숙청 명분으로 이용될 게 뻔해서 좀 긱정됩니다.
  • 을파소 2016/07/17 22:38 #

    그건 우려되는 부분이죠. 쿠데타 가담 세력은 응징을 피할 수 없지만 이참에 반대파를 숙청할 우려는 크니까요. 성공해도 실패해도 안 좋은 영향을 남길 수 밖에 없는 쿠데타입니다.
  • ㅇㅇ 2016/07/17 22:45 # 삭제

    터키식 유신시대가 오는구나.
  • 을파소 2016/07/18 18:11 #

    터키에서 작금의 사태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힘들 거 같긴 하군요.
  • 로자노프 2016/07/17 23:09 #

    어느 카페에 올라온 것인지는 대충 알겠지만... 그나저나 역시 슈타인호프님 말대로 대규모 숙청이 문제....
  • 을파소 2016/07/18 18:11 #

    그거라면 문제죠. 그렇다고 국민에게 총질하는 놈들이 대안이 될 수도 없고, 험난한 세월을 지나야겠죠.
  • 8비트소년 2016/07/18 12:17 # 삭제

    그냥 쿠데타가 나쁘다고 정리하기엔 저 나라 정치사는 좀 복잡합니다.

    저도 에르도안 치하 터키에서 3년반을 주재원 생활했는데 저 떠난 뒤로 점점 나라가 개판이 되더라구요. 나름 세속주의 이슬람 국가에서 살아보니 드는 생각이 그 나라 국민 다수가 이슬람 원리주의를 정치 이데올로기로 선택했을 때 외국은 그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입니다.
  • 을파소 2016/07/18 18:14 #

    에르도안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쿠데타군이 옳다는 의미와도 다르죠. 그러기에 복잡한 것이겠지만요. 하지만 그렇다고 터키 국민은 어리석고 난 똑똑하다는 오만을 품는 것도 곤란한 일입니다.
  • paro1923 2016/07/21 01:16 # 삭제

    이슬람주의를 걱정한다지만 실상은 그냥 이슬람 혐오, 외국인 혐오로 떡칠되어 있으면서 나는 진보입네 하는 직자들이 넷상에 넘쳐나죠. 그런 심리가 일종의 선민주의와 함께 표출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을파소 2016/07/24 17:33 #

    그럴 겁니다. 에르도안이 민주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쿠데타가 답이란 뜻은 아닌데도요.
  • 행인1 2016/07/23 09:17 #

    1. 저런분들이 터키에서 태어났으면 열혈 에르도안 지지자들이나 정의개발당 당원이 되었으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2. 에르도안은 사실 노점상에서 권좌까지 올라간 경우라 이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가고(우리도 그랬죠...?) 집권기간 동안 경제가 크게 성장한데다다 인플레도 잡혀서 지지세가 큽니다.(이전엔 지폐에 1천만, 2천만 찍히던 시절이...) 아 물론 터키 선거제도(전국 득표율 10%를 못넘으면 의석을 못얻음...)가 유리하게 되어 있는 것도 있지요.

    3. 여담인데 에르도안은 2013년까지는 이번에 쿠데타 배후라고 선언한 귈렌과 참 좋은 사이였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겁없는 검사들이 본인과 아들의 비리를 수사히기 전까지는요.

    4. 사실 10년이 넘으니 터키인들도 슬슬 염증이 나는지 '술탄'이라고 부르거나 2013년 게지 공원 시위 같은게 일어나긴 하고 2015년 총선에서는 단독 과반이 안되기도 하는데 당장은 어려울것 같네요.
  • 을파소 2016/07/24 17:34 #

    미국 태어났으면 트럼프 지지하고 영국 태어났으면 브렉시트를 찍을...?
  • 근데 ...... 2016/07/31 00:53 # 삭제

    나치에 열광하던 독일 사람들이 지금 에르도안에 열광하는 터키 사람들과 비슷해 보입니다.

    정당한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는 점도 히틀러와 에르도안이 동일하고요.

    히틀러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므로 터키에 비유할 때 어느 쪽인가 하면 쿠데타군 쪽이 아니라 에르도안 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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