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물에서 고증 무시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사극에 대한 잡상들

드라마건 영화건 소설이건 만화건 역사물이라도 다큐가 아닌 이상 100% 역사 그대로일 순 없습니다. 어느 정도 허구도 들어가고, 이러면서 고증과 달라도 들어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고증에 완전 철저하면 좋겠지만, 창작물에서 어느 정도는 고증과 다르게 가는 부분이 안 나오긴 힘들죠.

그럼 그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야 할까요? 일단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겠군요.

1.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필요하다.

극적 효과를 높인다거나, 전개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 같은 게 이유가 되겠고, 혹은 시청자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고증을 위해 설명을 덧붙여야 하면 전개가 늘어지거나 자막을 길게 붙여야 하거나 하는 건 무시나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정도전>을 비롯한 여말선초 사극에서 이성계가 즉위 후 이단으로 개명하는 이유와 과정을, 용의 눈물 같은 150부도 넘는 분량도 아니고 50부작에서 일일이 다 설명하긴 힘들다 싶어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여타 캐릭터의 감정 표현 등을 위해 고증을 무시하여 전개하는 건 창작물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건 잘만 살리면 작품의 완성도롤 높여 고증을 살리지 않아도 찬사를 받을 수도 있으니 능력이 바쳐 준다면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되죠.

2. 작품 외 현실적인 이유

영화나 드라마에선 고증을 살리고 싶어도 현실적인 이유로 못 살리는 경우도 발새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이라도 시간과 예산을 더 주신다면요."라거나 제작 당시의 기상상황과 촬영 일정, 배우의 안전 문제 등등 이겠죠. 안전문제는 CG로 처리할 수도 있다지만 이는 다시 시간과 예산으로 연결되어 못 쓸 수도 있으니....

이건 아쉬워도 이해는 해줄 수 있는 부분에 해당.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용인할 수 없는 거라면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를 무시하는 것. 가령 세종대왕이 무수리들 앞에서 "X랄", "니X럴" 같은 말을 내뱉는 건 극 전개에 따라 적절히 넣을 수 있지만, 폭정을 일삼는 극악무도한 폭군으로 묘사한다면, 아무리 창작물이라도 역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되도 안 한 왜곡일 뿐이죠. 반대로 폭군도 왜 폭군이 되었는지를 역사서엔 안 나오는 각도에서 내면 묘사를 할 순 있으나, 폭군을 나라와 백성을 지키려 고군분투한 현군으로 묘사한다면 이 역시 왜곡입니다. 특히 역사서에 명백히 기록되었으며, 이후 역사에 준 영향이 명백한 부분을 정반대로 묘사한다면 그건 창작물이란 이유로 이해받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허나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도 걸리지 않는 한 제재할 방법이 전무. 특히나 성군을 폭군으로 묘사하면 후손이 소송걸 수 있으나 폭군을 성군으로 묘사할 경우엔 소송걸 주체가 있을리 없....물론 폭군에 대항한 사람을 악인으로 묘사할 경우엔 다르겠지만요.

그리고 이건 그냥 개인 생각일분. 제작자들은 앞으로도 역사왜곡 할 거 계속 하겠죠. 그래도 내년 KBS 대하드라마가 <정도전>을 선례삼아 고증과 창작 사이에서 균형점을 잘 맞추어 준다면, <기황후>는 시청률은 높고 수출도 하였으나 역사왜곡 논란에 작품 자체도 그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퓨전사극 중 하나이나, <정도전>은 고증과 창작 사이의 고민에 대항 이정표가 된 작품으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이나, KBS가 내년 대하드라마가 정줄 놓아버리면 <정도전>이 준 희망은 일장춘몽으로 끌나겠죠. 

덧글

  • 연성재거사 2014/09/28 15:18 #

    이미 불길한게, 징비록 구상한거 ㅇㄷㅇ이 끼어들어 ㄱㅍ치고 있다고.........ㅡ.ㅡ
  • 을파소 2014/09/28 15:26 #

    <정도전>도 우려받았으나 잘 끝난 걸 생각하면 희망을 가지고 싶으나....그래도 불안하군요.
  • anaki-我行 2014/09/28 15:21 #

    저도 무식한 편입니다만...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지적수준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즉,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받아 들이면... 아무리 왜곡과 과장이 심해도 자연스럽게 걸러질 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역사'로 받아들이면서 문제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웃기는 것이 역사왜곡을 지적하면 '드라마는 다큐가 아니다...' 라고 항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큐'로 받아들인다는 거죠.
  • 을파소 2014/09/28 15:31 #

    웃긴 게 기황후는 초반에는 보도자료에 '뛰어난 역사 고증과 선 굵은 필력으로 인정받은' 작가라고 박아넣고, '낯선 이국의 황실에서 고려의 자긍심을 지키며 운명적인 사랑과 함께 정치적 이상을 실현 해 나간 우리나라 역사 속 최초의 여인'이라다가 논란 커지니 "처음부터 팩션으로 기획했다"라며 발을 뺐죠. 처음부터 드라마일 뿐이라고 하면 몰라도, 역사의 재조명인 것처럼 홍보하다가 욕 먹고 "드라마일 뿐"이라는 건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 anaki-我行 2014/09/28 16:02 #

    뭐... '대왕세종' 피디와 작가도...

    언론 인터뷰에서는 '실록에 나오는 기록만 가지고 만들었다'라고 했으니까요.

    을파소님이 지적하신 부분도 고쳐져야 할 부분이긴 합니다.

    그냥 판타지라고 해도 볼 사람은 볼 건데... 그걸 굳이 '정통역사사극'이라고 포장해야 한다는 강박증을 좀 버려야 하죠.
  • 을파소 2014/09/28 16:05 #

    차라리 처음부터 "역사에서 소재를 가져왔으나 모티프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드라마다 보니 자유로운 창작에 중점을 두었습니다."라면 욕더 훨씬 덜 먹을 겁니다.
  • 피그말리온 2014/09/28 15:34 #

    고증이 틀릴 수도 있고, 그 결과 판타지가 될 수도 있고 다 이해하는데 최소한 틀렸으면 인정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는 역사를 입맛대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풍토가 워낙 강하다보니...
  • 을파소 2014/09/28 16:05 #

    그나마 요즘은 시작 전에 "이건 역사랑 다를 수 있어요."란 자막 정도는 넣고 시작하는 게 많아 조금 다행이죠.
  • JOSH 2014/09/28 15:35 #

    아예 대놓고 300 처럼 환타지로 가버리느냐, 역사물이라고 강조하느냐에 따라 눈높이가 달라지겠지요.
    뭐 퓨전 붙여놓고 무식을 용서해달라는게 요즘 한국역사물 트렌드?
  • 을파소 2014/09/28 16:06 #

    정통인 척 하면서 고증이 퓨전만 못한 물건들도 나오곤 하죠.
  • 동사서독 2014/09/28 17:02 #

    장옥정인지 융드옥정인지 ... 그때 그 드라마도 생각나네요. 기억나는 것은 조선시대 목우촌 광고판이었던.
  • 을파소 2014/09/28 21:31 #

    PPL이 참....
  • 로자노프 2014/09/28 17:59 #

    요즘은 참 퓨전이네 뭐네 하면서 하는 꼬라지들이 가관이라... 그나마 정도전 덕에 이정표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고 보면 해신과 주몽의 성공이 아무래도 현재 사극 꼬라지를 이 꼴로 만드는데 한몫한 듯요.

    추신: 뭐 해신 자체야 1번 항목의 유형이기도 했고, 사실 작품성 같은 건 뛰어난 편이었죠. 근데 제작자들이 그걸 몰랐던 게 문제였던듯.
  • 을파소 2014/09/28 21:32 #

    그냥 해신의 퓨전성만 따라하여 그렇고 그런 퓨전 사극이 양산되었죠. 추노 같은 수작도 있지만, 평가와 시청률 모두 성공적이었음에도 단편적인 것만 계승하고 있으니, 정도전에서도 그렇게 단편적인 것만 배우는 거 아닌가 불압합니다.
  • 지녀 2014/09/28 18:05 #

    차라리 중국쪽 무협물(의천도룡기라던가 신조협녀라던가··· 유역비! 선녀!)처럼 정말 판타지로 가면 역사라 오해치는 않을 것인데...
  • 을파소 2014/09/28 21:32 #

    구가의 서는 이순신이 나오지만 그거만 빼면 아예 판타지로 차라리 역사랑 혼동할 염려가 없어 낫죠.
  • 명탐정 호성 2014/09/28 18:34 #

    고증이 안 맞는 애니메이션도 "소녀 이야기"가 있는데

    자기가 일제 점령 이전의 인도네시아 섬에 1938년에 끌려갔다고 합니다.
  • 시쉐도우 2014/09/28 18:35 #

    초반에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참신성을 짓밟진 말아주세요."

    시청률이 올라가면? "다시쓰는 우리 역사! 기존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일 뿐! 뿌우!!!"를 외치죠.

    판타지를 역사소설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자칭 '문인'이라는 자들에게도 적잖이 나타나는 지라...OTL...
  • 을파소 2014/09/28 21:33 #

    그냥 처음부터 창작이라고 말하면 괜찮습니다. 눈치 보며 말을 바꾸니 짜증나는 거죠.
  • 검은하늘 2014/09/28 20:14 #

    갑자기 어느 사극 누리집에 어느 학생이 올렸던 글이 생각나네요.

    이 거 보고 역사 공부해서 역사 다 맞았어요.

    어느 사극이고, 역사인지 국사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확실한 건 근현대사는 아닙니다) 그 사극도 정사가 반영된 게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면...
  • 을파소 2014/09/28 21:34 #

    그런데 50부작, 100부작 드라마라도 교과서엔 한 두페이지나 몇줄, 심지어 단 한 줄일 수도 있으니 의외로 시험에선 큰 지장이 없이 통할런지도 모릅니다.(...)
  • 부들부들 2014/09/29 11:49 # 삭제

    호성댓글에 답못하는 반일뽕 을파소.ㅋㅋ 위안부하면 과거에 부들부들해서 팩트 제시하니까 대꿀멍인갑소? 사기꾼 창녀들 피해자드립치며 거짓말만 나불나불대니 이참에 을파소도 위안부 신화에서 발빼지 그라요~
  • 대공 2014/09/29 18:08 #

    제시하기는 했나 ㅋ
    그런말은 제시하고나 하는거임
  • 부들부들한겨 2014/09/29 18:36 # 삭제

    "자기가 일제 점령 이전의 인도네시아 섬에 1938년에 끌려갔다고 합니다."

    이게 팩트 제시 아니면 뭐시당가. 일제 점령이전에 끌려갔다 구라친게 누구당가.ㅋ 구라치다 걸리면 손목아지 아작내 버려야 하는디 아따, 사기꾼이 뒤져버려서 손목아지를 못잘라부러.ㅋㅋㅋ
  • kmx 2014/09/30 03:38 # 삭제

    부들부들 상, 아나따와 니뽄징 데스까?
  • 다같이부들부들 2014/10/01 15:31 # 삭제

    아따..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니혼징이지요잉~

    대공뽕이도 그렇고 을파소도 그렇고 kmx도 그렇고 여전히 위안부들의 날조한 거짓신화에 취해있는갑네.ㅋ 만들어진 반일뽕에서 이글루가 해방되나 했더니 아직도 찌끄레기들이 이리 많아서야.ㅋㅋ 소녀이야기 할망구는 1938년에 끌랴갔다는 개구라치고 손목도 안짜르고 뒤져부렇으니 이런 찌끄러기들이 넘쳐나는 거 아닌가.ㅠㅠ 포스팅 주제에 맞게 실제 역사 개무시하고 역사 날조한 영화 얘기한 사람에게 반일뽕에 취해 있던 을파소는 암말도 못하고 있으니.... 인정하긴 싫은데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 샤랍할 수밖에.ㅡㅜ
  • 을파소 2014/10/01 22:02 #

    답글 하나 안 단 거로 독심술 쓰지 마쇼.
  • 2014/10/02 17: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10/03 00: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10/03 11: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유현 2014/12/27 10:10 # 삭제

    배우 하지원이 연기하였던 기황후 기승냥은 공민왕,즉 빠이엔티무르가 자신의 오빠 기철을 죽여 버리는 데 앙심을 품은 존재이기도 하며 기승냥의 오빠 기철은 자기의 다른 가족들과 함께 공민왕의 손에 죽음의 운명을 맞게 되었대요.
    기승냥에게 있어 공민왕은 원한의 대상이자 원수이면서 노국공주라는 왕비까지 있었지만,노국공주는 공민왕의 아기를 낳자마자 병으로 죽었으며 타환역의 지창욱과 왕유역의 주진모는 기철의 여동생,그러니까 기승냥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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