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대왕세종

1. 저...제가 신체구조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한글은 발음기관의 모양에 따라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가령 'ㄱ'은 ㄱ발음 할 때의 혀의 모양을 본뜬 거라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걸 제대로 보려면...시체를 해부해야 하는 겁니까? 시체의 혀를 보고 ㄱ, ㄴ 발음 시의 모양을 알거나...아니 발음기관 관찰이면 굳이 해부전문가가 필요한가요?

그냥 그게 궁금하면 말 잘 듣고 입 무거운 상궁이나 궁녀, 내시 불러다가 "야, 가라고 한번 해 봐..옳지 그대로 멈추고...한 번 더, 좋아 그 상태로 가만히 있어. 좋아, 이번에는 아라고 해봐. 그래 그상태로 가만히 있어." 이게 더 간단하지 않나요? 도덕성문제도 없고, 보기 민망하면 잠자리에서 후궁들을 상대로 관찰하면 되죠.

그런데 어제 사(기)극에서는 문자창제를 위해 시체를 찾더니 결국 '장영실을 대신해 죽은 최해산(...)'을 해부하던데요.

2. 명나라 사신은 무슨 조선 한 복판에서 숨어있는 장영실 잡는다고 소대급 병력이끌고 아무런 위장도 안 하고 군사행동을 하다가 몰살당하는 것인지...

3. 진양(수양)대군에게 쿠데타를 권하닌 최만리(...) 훗날의 세조의 야심을 슬쩍 보이고 싶으면 차라리 양녕이 "우리 아버지도 장남이 아니었고, 너희 아버지도 장남이 아니었지만 모두 훌륭한 왕이 되었지. 허허허"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낫다. 아님 세조실록에 나오는 위험한 말에서 재주부리기라도 보여주면서 슬쩍 '저도 있습니다, 아바마마'라고 독백이라도 하게 하던가.

4. 이번주가 끝이라던 거 같은데...남은 분량에서 훈민정음 창제 후다닥하고 나면 끝, 토목의 변과 왕진의 죽음이 세종의 차도살인지계로 나올 가능성은 없어지니 다행인건가?

by 을파소 | 2008/11/10 23:27 | 사극에 대한 잡상들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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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호찬 at 2008/11/10 23:29
최해산을 해부(...).

저번주껀 안보길 정말 잘했군요.

늘 하는 생각이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우마왕 at 2008/11/10 23:33
쥐박사기시대에 어울리는 판타지 사(기)극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11/10 23:45
아니, 말 못하는 시체를 해부하면 발음할 적의 혀의 모양을 알 수 있군요. -_-;;;
이 문제라면 밤에 10명이나 있는 정실, 후궁들의 처소에 가서 시험해보거나, 궁 내의 그 많은 내시, 궁녀에게 시켜보면 간단할텐데요. -_-;;;

그나저나 정실, 후궁수 찾으려고 위키에서 찾다가 보니 세종께서 임질을 앓으셨다는데 놀랬어요.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11/11 13:05
성병은 아니라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파도지기 at 2008/11/10 23:48
최해산과 장영실이
태평성대라서 시체 구하기 힘들다고 대화하는거 같더니
작가가 그렇게 구해주었군요.

해부라...최해산은 가족도 없나...
Commented by 샌드맨 at 2008/11/11 00:22
예전 용의눈물 원작소설(제목이 기억이 안나는;;;)이었던가, 여튼 거기에서는 후궁들을 모아서 관찰하는게 나오던 기억이 나는군요.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11/11 13:06
그게 아마 월탄 박종화의 [세종대왕]?
Commented by R쟈쟈 at 2008/11/11 04:16
윤선주를 볼때마다 모골이 송연합니다.


하긴 뭐 아침드라마들 보다보면 저녁드라마들의 내용들은 정말 가볍게 받아들일수 있는게;;;;
Commented by 어릿광대 at 2008/11/11 07:00
아마 용의 눈물 원작소설이 세종대왕 이었던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1권봤던기억이 나네요)
아 토요일은 집에 늦게들어온 관계로 못봤지만..
일요일것만 봤는데.. 아 진짜 이번만큼은 정말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 시체해부하지? 하고 봐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한글창제때문이었군요 ㄱ-
뭐 그나마 볼만한 사극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화만큼은 정말 아니었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11/11 08:16
한글 괴담 중 하나지요. 사형수 목을 잘라보니 목구멍 안이 동그래서 ㅇ을 만들었다는 둥...

혀 위치에 따라 기본 자음이 만들어졌다는 것도 그냥 하나의 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을 어디다 치웠는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이 치매성 건망증이란...
Commented by 아롱쿠스 at 2008/11/11 09:23
시체는 혀가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할텐데...
한글 창제의 고충은전혀 안보이고, 엉뚱한 것만 보여주니, 개탄스럽네요.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최해산은 집에서 편안히 죽었다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카바론 at 2008/11/11 09:30
말도 안되는 소리고...

ㅡ 궁녀들 여러명 불러다 놓고 밤늦게까지 알콩달콩 이소리 해봐라 저소리 해봐라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Commented by 에로거북이 at 2008/11/11 14:05


넷서핑 하면서 부모님이 애청하시는 "대왕세종" 소리만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일요일편이 그중에서도 제일 정말 가관.. 아니 가청 이었던 듯 하네요.

제일 가청 포인트는 역시 해부편 ..드라마 <허준> 어설프게 따라하려는듯 보였.. 들렸습니다.

( 그 유교적 논쟁 등등 )

그리고 최만리가 수양한테 쿠테타 권하는 꼭지도 뭔가 아스트랄하더군요.



.... 대략 귀를 막고 물에 씻고 싶었습니다.



p.s. 실제 <동의보감> 에 나오는 인체 장부의 위치 크기 모양에 대한 설명 기록은 당 송대 실제 해부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참고서적이 명백하게 나와있죠.



Commented by 셰이크 at 2008/11/11 21:56
이 씬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시체씨는 말을 못하고 그럼 발음기관이 ㄱ 소리를 내는지 뭔소리를 내는지 알수 없다는 거죠. 발음할수 없는 친구의 입을 보고 소리는 자기가 내서 모양을 관찰하자면 시체는 도대체 뭔 필요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을파소 at 2008/11/11 23:59
정호찬/저야 까려고 봤으니 까기 좋은 장면이 나와 마음에 들었습니다만...응?)

우마왕/같은 사기라도 정치적 코드는 좀 다른 거 같더군요. 오히려 그게 느껴지는 게 더 민망합니다만...

제갈교/임질이긴 한데, 그 시대에 임질이라고 부르던 병과 우리가 임질이라고 부르는 병은 다른 병이라더군요. 고로 성병에 걸리신 건 아니라는 거죠.

自重自愛/임질 건은 예전에 봤는데, 제대로 자료를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용의 눈물 원작은 그게 맞습니다.

아롱쿠스, 셰이크/그러게요. 살아있는 사람을 관찰할 일을 시체 보고 어떻게 알죠?

샌드맨/자중자애님 덧글대로 월탄 박종화의 세종대왕입니다.

R쟈쟈/오, 그런 진리가...!(응?)

어릿광대/허준이 해부하는 것도 구라지만, 그래도 이해할만한 구석이 있는 구라인데, 이건 그럴 구석이 도저히 없습니다.

초록불/그런 괴담도 있었군요. 차라리 문창살 떡밥이 더 그럴듯 해 보입니다.

한글 창제 원리는 더 공부해봐야겠군요.

카바론/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체해부보다는 그게 더 말이 되긴 합니다.

에로거북이/동의보감이 송나라 해부기록을 참고했는지는 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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