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FX에서는 제5공화국을 재방송하는 중인데, 지난주말가지 5.18광주민주화운동 에피소드가 방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역밸은 역시나 이 문제로 시끄러웠군요.
저 쪽에서 5.18을 흡집내려고 달려드는 레파토리를 보면....
1. 북한드립
윤기권이 2억 보상금 받고 월북했다고 그거 가지고 5.18까지 매도하는데...
독재에 저항했던 사람이 또다른 독재 체제를 찾아간 건 엄청난 모순이므로 그걸 까는 건 나도 찬성. 그러나 그 한 사람이 월북했다고 5.18 자체게 친북 공산주의자 폭동이라도 되나요?
5.18에서 윤기권 월북 사이엔 적지 않은 세월이 있었고, 그 정도면 전두환에 대한 반감이 북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분명 정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변화가 이루어지긴 충분한데다가, 윤기권이 5.18 당시 지도부도 아닌데 그 한사람의 세월이 지나 월북한 걸로 5.18이 북한과 관련이 있다거나 폭동이 될까요? 황장엽이 이리로 넘어오고 국립현충원에 묻혔다고 해도 주체사상이 민주주의 사상인 건 아니잖아요?
여기에 백미는 북한 특수부대 드립. 이글루스 수꼴도 이건 잘 안 건드리는 거 같지만, 그럴만 할 정도로 최고의 막가가는, 미디어오늘이 잊을만 하면...아니 잊기도 전에 또 새 떡밥 들이미는 천안함 음모론과 동급의 논할 가치도 없는 떡밥이죠. 역시 병신력 균형의 법칙
2. 유언비어
네, 유언비어 있었죠. 임산부를 죽여서 태아가 바닥에...같은 건 유언비어 맞죠.
그런데 언론은 통제 당하고, 공수부대는 무자비하게 시위 진압을 하고, 외부와 통신까지 차단당하기에 이르는데....그 상황에 유언비어가 안 돌면 그게 더 비정상 아닐까요? 물론 경상도 군인이 전라도 사람 죽이러 왔다는 유언비어는 지여감정과 연관되지만, 평화로운 광주에 불현듯 돈 루머가 아니라 경상도 출신 박정희에게 총애를 받던 경상도 출신 전대갈의 쿠데타 세력이 보낸 군세력에 의하여 무자비한 진압이 있었다는 배경이 있었고..
여자 가슴을 도려내었다는 것도 유언비어라고 하지만, 검시결과를 보면 유방에 자창을 입은 여성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도려내지'는 않았으나 '찌르기'는 했다는 것인데, 이런 게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과 사람사이 펴지다보면 과장되고 없던 사실도 덧붙여지는 건 오히려 당연하지 않나요?
유언비어는 있었으나, 신군부에 의하여 조성된 상황은 그런 유언비어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황에, 소문 그대로는 아니지만 그 원인으로 보이는 사건은 있었던 걸 외면하고 "유언비어에 낚였으니 민주화운동 아님 ㅋㅋㅋ"이라는 건 올바른 인식일까요?
아무리 그래도 유언비어 따위에 낚이면 절대 안 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면...송곳 하나로 공수부대 죽인다는 내용이 나오는, 낙노해의 윤상원 평전 근거로 5.18 이전부터 국가전복을 준비했다는 말을 하는 것도 재고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3. 공권력에 저항했으니 폭동
네, 공권력을 그토록 존중하고 저항해선 안 된다는 절대적인 법치주의자라면, 뭐 그런 주장을 할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런 절대적인 법치주의자라면 일반 시민보다 훨씬 엄격한 법과 규정 준수가 요구되는 군이 대통령의 재가도 없이 계엄사령관을 연행하고, 야간엔 수경사령관도 못 들어가는 30경비단에 전방부대 지휘관까지 불러들여 멋대로 들어가고, 합수본부도 아닌 공수부대를 멋대로 동원해 특전사령관을 연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부관을 살해하고, 심지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주축인 한미동맹까지 무시해가면서 전방부대를 서울로 불러들이고, 그런 것도 모자라 군을 동원한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사실상 강압적으로 계엄을 확대하고, 게엄을 해제할 권한이 있는 국회까지 무력화시키면서 법치의 근간인 삼권분립까지 훼손한 반란세력에게도 분개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존중하는 공권력이 어떤 공권력인지 알 수가 없군요. 혹시 공권력에 저항하여 카다피를 죽인 리비아도 폭도들이 나라를 점거한 상황으로 보시나요? 물론 지금의 리비아가 바로 민주주의가 정착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고, 새 정부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카다피 정권에 반기를 든 리비아 국민들이 죄 공권력을 무시하는 폭도들이라 그랬으려나요? 그럼 나토는 폭도를 도운 개쓰레기 집단이군요.
물론 민주주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존종해야 하는 고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에 반박과 비판을 할지라도 아예 입을 막을 수는 없으며, 말할 권리 자체를 박탈할 수도 없습니다.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할 수준으로 떠들지만 않는다면, 5.18이 폭동이라고 말할 권리 자체도 보장이 됩니다.
그런데 그 권리는 왜 누리고 있을까요? 그냥 공짜로 주어진 권리인가요? 피를 흘리며 쟁취한 권리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를 옹호하는 자에게도 보장된다는 게 아니러니한 거 같아도, 이런저런 핑계로 예외를 두면 다시 민주주의가 훼손될 게 자명하므로 그래선 안 됩니다. 역설적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지키지 위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자의 권리도 인정하는, 그 혜택을 받는 자들이 다시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걸 뭐, 국가도 해서는 안되는 일을 일개 시민인 제가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저 독재를 옹호하는 자를 개인적으로 경멸하며 가끔 블로그에 끄적거리며 살 뿐이죠.
보수는 당연히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며, 사안에 따라 보수와 의견이 같거나 다를 때도 있지만, 저 역시 기본적으로 보수의 존재는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그러나 독재 옹호는 진정한 보수가 아니라 믿으므로 그냥 경멸하고 살 겁니다.(물론 이 생각은 진보 진영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
끝으로 공기처럼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위하여 희생당하신 분들깨 명복을 빕니다. 이 당연한 권리를 누리면서도 그것을 위해 희생당한 분들을 비하하는 놈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ps:그래도 덕분에 피스풀 밸리에 올릴 사람은 추가로 추렸다. 모바일로 들어오면 그것도 소용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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